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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화

이제 더 이상 너튜브의 수입이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된 유수에게 유토피아의 물건들을 빼간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그쪽 일은 봉남이 아저씨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을 테니까. 그래도 영 거슬리는데.’ 문제는 이대로 두고 보기엔 자존심이 상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밤에 몰래 침입해 하나하나 협박을 하는 것도 정파의 협객(?) 출신인 자신이 할 짓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수는 집에 가만히 앉아 어떻게 하면 SD 인간들에게 제대로 엿을 먹을 수 있을지 골똘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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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일주일이면 다 털릴 인간들이 아주 발악을 하네.’ 이미 SD 전자의 주식 50퍼센트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도 고씨 일가가 SD 전자의 경영을 계속할 일은 없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이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일종의 협박이었다.
네가 돈이 얼마나 많은지는 몰라도 한국에서 재벌들의 카르텔을 우습게 보지 말라는. 파워볼사이트
유수가 개인적으로 가진 무력이야 게릴라전으로만 간다면 국가가 덤벼도 두렵지 않은 수준이겠지만, 그들이 그 사실을 알리도 없었고, 안다고 해도 믿지는 않았을 일이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무력을 쓰고 싶진 않단 말이지.’ 사실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무공의 조합이라면 구준욱과 같은 상태를 만드는 것도 어렵진 않았지만, 이런 인간들에겐 개과천선도 아까웠다.
차라리 죗값을 제대로 치르게 해주는 것이 유수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복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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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던 중에 유수의 집 벨이 울렸다.
‘응? 누구지?’ 거의 손님이 찾아오지 않는 유수의 집에 벨이 울리자 유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유수가 화면을 통해 확인해 보니 처음 보는 남성이 검은색 정장을 입고 서 있었다.
삑!
“누구시죠?” – 한유수 씨 댁 맞습니까?
유수의 질문에 대답은 않고 질문으로 묻는 남성이었다.
“누구시냐고 물었는데요?” – 한유수 씨 댁 맞냐고 물었습니다.
“안 삽니다!” 삑!

고압적인 남성의 말투에 기분이 상한 유수는 그대로 수화기를 내리고, 내린 김에 스위치도 꺼버렸다.
‘별 거지 같은 인간이 다 난리구만.’ 이런 시기에 저런 인간과 상대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다시 어떻게 하면 SD를 기분 좋게 날려버릴까 생각하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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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문에게서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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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사님.” – 대표님, 지금 혹시 댁이십니까?
“네, 그런데요.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 어휴. 이놈들이 아주 작정을 했네요. 지금 대표님 댁에 국정원 사람들이 와 있답니다.
“뭐라고요? 국정원이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의 등장에 유수는 황당함을 느꼈다.
‘이제 국정원까지 움직인다고? 이야. 우리나라 재벌들 힘 좋네.’ – 어떻게 할까요? 일단 강경호 변호사님에게 연락부터 드릴까요?

“됐습니다. 제가 직접 가서 무슨 일인지나 들어보죠.” – 괜찮으시겠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국정원인데. EOS파워볼
40대 중반에 이른 김재문은 오래전부터 전해지던 국정원의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세대이기에 내심 걱정이 되었다.
“뭐, 요즘 같은 시대에 별일이야 있겠습니까. 이사님은 그저 자리나 잘 지켜주십시오. SD 주식은 가능한 계속 매입하시고요.” – 대표님이 그렇게 얘기하시면 할 수 없죠. 알겠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김재문과 통화를 마친 유수는 촬영을 위한 세팅을 했다.
“안녕하세요. 유토피아 한유수입니다. 오늘은 제가…….” 간단하게 자신의 영상을 촬영한 유수는 그것을 김봉남에게 전송한 후 몇 가지 지시를 했다.

그 후 다시 전화기를 든 유수는 지인에게 한 가지 부탁을 건넸다.
적당히 할 일을 마친 유수는 소란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도 천천히 편한 옷으로 갈아 로투스바카라입었다.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보니 김재문이 얘기했던 국정원 직원으로 보이는 세 사람이 굳은 얼굴로 유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봐요! 한유수 씨! 사람 무시하는 겁니까?” 언제나 대우만 받고 살아오던 국정원 직원들 입장에선 황당한 일이었다.
자신들을 잡상인 취급하며 문을 걸어 잠그고 오랫동안 기다리게 한 것에 마음이 상한 것이다.
억지로 들어가려고 보려고 했지만, 보안은 또 얼마나 철저한지 도무지 집으로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무슨 일이시죠?” 그들의 태도에도 아랑곳없이 자신이 할 말만 하는 유수의 모습에 결국 세 사람 중 제일 덩치가 큰 직원이 터지고 말았다.
“야. 한유수! 너 나이가 몇이야? 진짜 한번 제대로 당해 볼래?” “그래서 지금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허 참. 인기 좀 있다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군. 나이가 몇이냐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유수의 말에 조금씩 무게가 실리자 뒤에서 지켜보던 다른 직원이 나와 말을 건 직원을 말리며 물었다.
“한유수 씨,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있습니다. 조용히 따라와 주시죠.” “하하. 진짜 어이가 없군요. 국가보안법이요? 확실한 겁니까?” “그걸 조사하기 위해 저희가 온 겁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앞뒤 없이 찾아와 근거도 없이 사람을 막 대해도 됩니까?”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서요. 협조 좀 부탁드립니다.”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 혹시 제가 어디 부대 출신인 줄은 알고 이러시는 겁니까?” 유수가 있던 부대는 특수 부대 중에 끝판왕 같은 곳이었다.
당연히 사상적으로 검증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기에 전혀 다른 이유로 그곳에 갔던 유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써먹는 것이다.
하지만 국정원 직원들은 그런 것까진 조사하지 않았는지 잠시 멈칫하더니 계속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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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까진 저희도 모르겠군요. 저희는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것뿐이거든요. 일단 서로 곤란한 일 만들지 말고 그냥 따라오시죠. 그러면 다치실 일은 없을 겁니다.” 일반인이 겪기에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하후패의 기억을 가진 유수에겐 너무도 흔하게 겪었던 일이었다.
불리한 상황에서 자신들이 가진 힘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에.
‘이런 식으로 제대로 해보자는 거지.’ 잠시 생각을 정리한 유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좋습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 다른 죄까지 뒤집어쓸 필요는 없겠죠. 갑시다. 거기.” “뭐 이 자식아! 우리가 너 같은 딴따라에게 당하기라도 한다는 거야?” “요즘은 국정원이 수준이 많이 떨어졌나 봅니다. 이런 사람도 써주는 걸 보면.” 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유수를 더 이상 참지 못한 그 직원이 그대로 달려들어 유수의 멱살을 잡아왔다.
피하려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지만, 유수는 자신의 집에 설치된 CCTV가 잘 보이는 각도에서 그냥 멱살을 내주었다.

“지금 멱살 잡은 겁니까? 이러고도 괜찮을 거란 자신, 있으신 거죠?” “자신? 이 자식이 진짜 눈에 뵈는 게 없구만. 자신 있다. 어쩔래?” “어서 놓으시죠?” “못 놓겠다, 이 자식아.” 다른 두 직원도 유수의 건방진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그냥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많이 후회하실 텐데 괜찮겠습니까?” “뭐? 이 자식이 진짜!” 국정원 직원답지 않게 성격이 급해 보이는 직원이었다.
유수는 여기서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기에 그저 자신보다 키가 작은 그 직원을 지그시 노려보았다.
그런 유수의 눈빛은 어느새 붉게 빛나고 있었다.

한동안 봉인(?)해 두었던 적안공이 펼쳐진 것이다.
유수의 눈빛을 본 국정원 직원은 저도 모르게 멱살을 풀고 뒤로 물러났다.
‘으윽. 무슨 놈의 눈빛이.’ 자신도 나름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저런 살기 짙은 눈을 보니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
“조용히 가자더니 멱살을 잡는군요. 뭐 좋습니다. 이 정도는 참아드리죠. 어서 움직이죠.” 유수의 말을 들은 세 사람은 저도 모르게 유수의 말을 따르고 있었다.
이미 화가 날 대로 난 유수가 천음공을 최대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피라미들에게 당하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전, 언제나 최고의 자리만을 고집해 온 유수로서는 이 정도도 최대한의 양보였다.
그렇게 네 사람은 차를 타고 이동했다.


국정원은 독재 정권 당시에는 한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최고의 권력 기구였다.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는 많은 정적들을 각가지 명분을 들이대 제거했으며, 없는 죄도 자백하게 만들 정도로 악독한 고문으로도 유명한 곳이었다.
그런 안기부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권력이 분산되고 힘이 약화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단체 중 하나이다.
천정원은 이번 정권에서 그 대단한 권력 기구인 국정원의 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었다.
실력보단 줄을 잘 타서 이 자리에 올라온 인물인 만큼 또 다른 권력자들의 요구에 따라 여러 가지 지저분한 일들을 하고 있었다.

‘어차피 개돼지들이야 무슨 짓을 해도 모를 테니까.’ 이번에 받은 의뢰는 SD의 진정한 권력자인 고현인에게 직접 연락을 받았다.
재벌 총수에게 직접 연락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더군다나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확실히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하긴 딴따라에게 애꿎은 가업이 넘어가게 생겼으니 그 영감이라도 안 나설 순 없었겠지.’ 워낙 인기 있는 배우라 취조 하기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래 봐야 연예인이란 족속들은 권력자들의 기쁨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도 생각하는 천정원이었다.
띠리리리!
“어. 그래.” – 한유수 잡아왔습니다.
“수고했어. 심문은 내가 직접 하도록 하지.” – 알겠습니다.

뚝!
“오랜만에 재미있겠네.” 국정원에 들어온 지 30년. 그동안의 국정원장을 맡았던 인물들과 달리 천정원은 국정원의 진골 출신이었다.
안기부 최전성기를 함께하진 못했지만, 그 이후에 들어와 오직 이 자리만을 꿈꾸며 달려왔다.
선배들을 통해 각종 악독한 방법들을 배우고, 시위하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시험해 보기도 했다.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 구닥다리 방식이었지만, 자백을 받아내고 배우 하나 묻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천정원을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천천히 심문실로 들어섰다.

심문실에는 비정상적으로 잘생긴 청년 하나가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저놈이 한유수군. 잘생기긴 더럽게 잘생겼네. 사모님들이 엄청 좋아하겠어. 흐흐. 이번 일 끝나면 그쪽으로 좀 돌릴까?’ 자신이 들어온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태연한 그 모습에 부아가 치밀어오르긴 했지만, 여러모로 쓸모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봐, 한유수!” 어떤 식으로 유수를 요리할지 각을 재던 천정원은 우선 묵직한 목소리로 유수를 불렀다.
이런 상황에선 차라리 침착하게 진행하는 것이 더욱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임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 소리에도 유수는 전혀 미동도 않은 채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허허. 이놈 봐라. 재미있겠는데.’ 가학적인 성격을 지닌 천정원은 이러한 유수의 반응이 오히려 기꺼웠다.
저렇게 고고한 척하던 놈들의 애원하는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잠시 소싯적의 생각을 하던 천정원은 희열에 잠긴 듯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하하. 재미있네. 재미있어.” 듣기 싫은 목소리가 계속 들리자 유수는 천천히 눈을 떴다.

움찔!
그 눈을 본 천정원은 국정원에서의 30년 경력이 무색하게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흠흠. 자네가 한유수인가?” 유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건방진 놈, 언제까지 그렇게 있나 지켜보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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