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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화
그 모습에 기자들의 카메라가 불이 난 듯 번쩍였다.
유수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사람이 인파가 많지 않은 곳으로 이동했다.
기자들과 팬들이 급하게 유수 쪽으로 몰려들었다.
유수는 적당한 곳을 찾아 발걸음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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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을 환영 인파들의 시끄러운 소음을 뚫고 어디선가 듣기 좋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저를 보기 위해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은 이후 스케줄이 없으니 급하게 움직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로 인해 다치면 제가 속상할 것 같거든요.” 유수의 배려 깊은 멘트에 팬들이 더더욱 열광했다.
“꺄아아아악!” 공항이 소란스러워지자 직원들이 나와 아예 자리를 세팅해 주었다.
가끔 있는 일이었는지 그렇게 준비하는 그들의 움직임은 대단히 자연스러웠다.
어느새 완성된 자리에 포토라인이 쳐지고 유수에게 마이크가 건네졌다. 실시간파워볼

예상보다 일이 커졌지만, 유수는 마이크를 든 채 기쁜 마음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한유수 배우님. 미국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한유수 배우님. 앞으로의 국내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할리우드 배우 안젤라와의 열애설이 있던데 사실입니까?” “팬들에게 무심하다는 얘기가 많던데 해명해 주시죠!” 기레기들 다운 앞뒤 없는 질문들이었지만 유수는 일일이 대답을 해주었다.
“네. 미국은 잘 다녀왔습니다.” “…….” “국내 일정에 대한 것은 소속사와 상의하고 결정할 예정입니다. 아직은 별다른 계획이 없고요.” “…….” “안젤라와의 열애설은 처음 들어보는 얘기네요. 그날이 두 번째 만난 날이었거든요.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진 모르겠지만 팬들에겐 언제나 감사할 뿐입니다. 혹시라도 서운한 점이 있었다면 사과드리고요.” 유수가 질문에 빠짐없이 대답을 해주자 신난 기자들이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숨겨 놓은 아이가 있다고…….” “남자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전 재산을 탕진했다던데 확실…….” 점차 선을 넘는 질문이 계속 나오자, 유수는 답변을 멈추고 침묵을 고수했다.
“우우우우우!”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고, 그제야 기자들이 입을 다물었다. 파워볼실시간
그 넓은 공항에 정적이 내려앉자, 그제야 유수가 입을 열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많은 답변을 드린 것 같네요. 이제 제 팬분들과의 시간을 보내도 괜찮을까요?” 단호한 유수의 말을 들은 기자들은 불만 어린 표정으로 저도 모르게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섰다.
일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유수의 말에는 뭔가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파워볼게임사이트
“혹시 사인받고 싶으신 분이 계시면 한 줄로 서주세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해드릴게요.” 이런 만남은 기대도 하지 않았던 팬들의 입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역시 자신들의 스타라며 치켜세우며 유수의 일거수일투족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다. 파워볼사이트
유수도 백팩을 내리고 사인을 해주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가방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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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매니저들이 준비해 주는 모습과는 달리 유수는 직접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헙!” 세이프파워볼
유수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자 기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신나게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의 손엔 미리 준비해 놓은 수백 장의 브로마이드와 사인펜이 들려 있었다.
“꺄아아아악!” 팬들은 유수의 준비성에 기쁨의 비명을 질렀다.

“이제부터 간이 사인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만약 질서 안 지키시는 분이 계시면 그분에겐 사인을 해드리기 어려우니 이점은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수의 말이 끝나자 소란스러웠던 주변은 조용해지고 곧바로 사람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줄이 서지자 가장 앞에 서 있던 사람이 앞으로 나와 유수에게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세요! 한유수 배우.” “네. 안녕하세요.” “지, 진짜 팬이에요. 사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물론이죠. 사인하려고 앉아 있는데요.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네! 조선아입니다.” “조선아 기자님. 네, 알겠습니다. 좋은 기사 많이 부탁드릴게요.” “제, 제가 기자인지 어떻게 아셨죠?” “하하하. 카메라를 메고 계시잖아요.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선아의 이름을 확인한 유수는 멋들어진 사진과 함께 ‘조선아 기자님의 건필을 기원합니다’란 글을 썼다.
이에 조선아는 기뻐하며 돌아갔고, 그 뒤로도 유수는 참석한 모든 팬들의 이름을 묻고 그들의 상황에 맞는 덕담과 함께 사인을 해주었다.
길고 긴 기다림에 지쳤던 팬들에겐 꿈결 같은 시간이었다.

* * 그날 저녁 유수의 팬카페에는 다시 한번 유수의 글이 올라왔다. [오늘 저를 찾아와 주신 793명의 팬들 정말로 감사합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감사드릴 수 없어. 각 분들의 성함만 남겨드려요.
조선아, 김필호, 성신정, 신영희…….


…채선택.
다시 만날 그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빠. 정말 감사해요. 진짜 열심히 살게요.] └이렇게 많은 이름을 다 기억해서 일일이 불러주시다니. 진짜 빛이시다.
└진짜 가는 건데. 아쉽당…….
[저 공항 다녀온 사람인데요. 진짜 가길 잘했어요. 완.존.잘.] └맞아요. 대신 같이 사진은 안 찍는 게 답이에요. └할 말 많았는데, 얼굴 보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옴. 참고로 난 남자.
└한유수 사랑하는 여자 정상. 한유수 사랑하는 남자 정상. 한유수 욕하는 사람 비정상.
[진짜 진짜 진짜 최고예요. 제 20년 삶 중 최고의 순간이었어요. 감사해요!] └나도 나도 나도. 진짜 최고예요!
└온몸이 깨끗해지는 느낌!
└진짜 만나니 축복받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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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공항에 갔던 고3이에요. 유수 형이 두피 마사지해 줬더니 머리가 좋아졌어요. 오늘 단어 200개 외움.] └이건 오바지.
└전 어깨 결렸는데, 안마받고 괜찮아졌어요.
└진짜 신의 손, 신의 목소리. 아니, 신 그 자체.
└전 눈물샘이 고장 났습니다. 와서 고쳐주면 좋을 듯.
[이름 불러 주셔서 감사해요. 이름값 하고 살게요! 채선택!] └어제 공항 간 게 최고의 선택이네. └앞으로의 선택도 오늘과 같으시길.
이 외에도 셀 수없이 많은 댓글들이 달렸고, 팬카페에는 끊임없이 많은 간증(?) 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유수를 만나 지병을 고친 사람들부터 시력이 좋아진 사람까지.
약간의 밈과 같은 느낌이긴 했으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 * 며칠 후.
유수는 오랜만에 KJ엔터를 찾았다.
“유수야. 잘 다녀왔어?” “그럼요. 대표님이 염려해 주신 덕에 잘 다녀왔습니다.” “됐다, 됐어. 내가 한 게 뭐가 있다고 그런 공치사를 다 해. 만약 나의 공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너와 계약한 거 그거 하나다.” “에이, 그렇게 얘기하시면 안 되죠. 항상 대표님이 키웠다고 하고 다니세요!” “마음만 받으마. 그냥 지금처럼만 적당히 우리 회사에 있기만 해다오. 그냥 너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쓸 만한 배우들이 계약 문의를 해대는 통에 정신을 못 차리겠다.” “그래도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에요.” 광재는 유수를 영입한 이후 모든 것이 술술 잘 풀리고 있었다.


사회 경제적인 지위도 예전보다는 한껏 올라간 터라, 어딜 가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덕분에 조만간 우리 회사 상장이 가능할 것 같아.” “오우! 대표님 축하드려요.” 그간 광재의 열정과 노력이 결실을 보아 업계에서 인정받는 위치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유수는 진심으로 광재의 성공을 기원하며 축하해 주었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너 우리 지분 좀 가져갈래?” 예상치 못한 제의였다.
“네? 갑자기요?” “그냥 한 5퍼센트 정도? 그 정도만 가지고 있어도 우리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정 찝찝하면 액면가에 사 가도 되고.” 광재의 말을 들은 유수는 천천히 광재의 눈을 바라봤다.


어떤 사심도 느껴지지 않는 순수한 눈빛이었다.
‘이야. 진짜 대표님도 대단하시네. 저 연배에 저렇게 순수하시다니.’ “주시는 건 좀 그렇고요, 상장하면 제가 장에서 살게요. 한 5퍼센트 모으면 공지하죠, 뭐. 그럼 됐죠?” “아니, 그냥 보너스로 받으라니까? 뭘 또 굳이 장에 나온 다음에 사려고 해?” “제가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니까 그냥 그렇게 할게요.” 유수의 말에 광재는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어차피 무슨 말을 하든 고집을 꺾을 것 같지가 않았다.
“내가 무슨 수로 너를 이기겠니. 어휴.” 서로가 신뢰를 담은 눈빛을 주고받으며 배시시 웃고 있던 그때, 유수의 폰이 울렸다. “대표님, 전화 좀 받을게요.” “그래. 어서 받거라.” 유수는 잠시 대표실에서 나와 복도에서 전화를 받았다.
[서연이] “응. 서연아.” – 오빠! 무슨 일을 그렇게 크게 벌였어!


“갑자기 무슨 소리야?” – 공항에서 말이야. 공항에서.
“그냥 충동적으로 한번 해본 거지. 내가 생각보다 인기가 많네. 흐흐흐.” – 에효. 내가 오빠한테 무슨 말을 하냐. 그나저나 요즘 바빠?
한국에 와서 대기 중인 유수가 특별히 바쁠 것은 없었다.
매일 하던 수련과 연습. 가끔 들러 김봉남을 만나 영상을 찍는 것 외엔 특별할 것도 없었다.

그럼 내 부탁 하나 들어줄래? 처음 듣는 서연의 부탁에 유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 * 삼 일 후, 유수는 오랜만에 차고에 박아뒀던 빨간색 스포츠카를 탔다.
푸르르르릉!
시원한 배기음과 함께 유수가 향한 곳은 민속촌이었다.
오늘은 유수가 서연의 부탁으로 「협객」이라는 무협드라마의 카메오로 출연하기로 한 날이었다.
“응. 걱정 마. 잘 가고 있으니까.” – 고마워, 오빠. 내가 은혜는 꼭 갚을게. “우리 사이에 은혜는 무슨. 그럼 이따 보자!” 뚝!
서연과의 전화를 끊고 30분 정도를 달리다 보니 곧 민속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 들어가 보니 방송사 로고가 붙어 있는 차들이 여러 대 있었다.
한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엑스트라와 단역 배우들은 민속촌에 어울리지 않는 고급 스포츠카가 들어오자 시선을 모았다.
“저거 무슨 모델이야?” “왜? 알면 사게?” “아니, 그건 아닌데. 부러워서 그러지.” “저런 차를 타는 사람이 누구지?” “그러게. 저런 차 한 번만 타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진짜 완전 멋져 보이네. 우리도 언젠가는 가능하려나?” “가능하긴 개뿔. 다시 태어나야 가능할걸?” 그렇게 떠들고 있는 사이 적당히 자리를 잡은 유수가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렸다.


턱! 삑삑! ‘헉… 한유수다!’ ‘장난 아니네. 무슨 인간이 저렇게 비인간적으로 생겼냐?’ ‘이게 진짜 연예인이구나. 무슨 후광이 다 비치냐?’ ‘다 가졌네, 다 가졌어.’ 그들의 반응과 관계없이 유수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서연이 있을 만한 곳을 찾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미 촬영을 시작했는지 서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대신 조연출로 보이는 사내가 허겁지겁 유수 쪽으로 달려왔다.


“헉헉헉… 한유수 배우님, 안녕하세요. 오늘 촬영 때문에 오셨죠?” “네. 안녕하세요. 어디로 가면 될까요?” “저만 따라오시면 됩니다.” “네. 가시죠.” 엑스트라들이 모인 곳에 가볍게 목례를 한 유수는 여유롭게 조연출을 따랐다.
‘우리한테 인사를 다 해주네.’ ‘진짜 겸손하다.’ ‘역시 팬클럽 하길 잘했어.’ 유수는 사극 현장은 처음인지라 천천히 주변을 둘러봤다.
어찌나 잘 꾸며놨는지 정말 과거로 돌아온 듯한 아련한 기분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야. 진짜 옛날 생각나네. 좀 다르긴 하지만 분위기는 참 좋다.’ 유수가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 조연출이 말을 걸었다.
“오자마자 죄송한데, 일단 이쪽으로 와서 분장을 좀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죠.” “좀 불편할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죠?” “그럼요. 어차피 촬영하러 온 건데요, 뭐.”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럼 잠시 후에 촬영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30대로 보이는 조연출은 유수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뭐가 그리 바쁜지 또 다른 쪽으로 뛰어갔다.
조연출과 유수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 의상팀과 분장팀의 사람들은 입을 벌린 채 유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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