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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이 돈이 많아요 – 8 >
그렇게 형이 쥴리랑 장인, 장모. 그리고 크리스와 함께 중국으로 다시 넘어가는 거야.
아참! 그 전에 이 이야기는 잠깐 하고 넘어가야겠다.
형이 매거진팀의 헌섭이와 짧게 인터뷰를 해. 카메라 앞에 앉아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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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헌섭이와 직접 인터뷰를 한 건 아니고, 헌섭이가 섭외한 한국인 왓치딜러와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했어.
다른 건 모르겠지만, 헌섭이 이 놈이 파트를 나름 오픈홀덤 신선하게 나눠놨더라고.
왓치딜러 – 미스터 카발티, 미스터 슈나우더 외 루쏜 출신 왓치 딜러 5인 + 대표님 독립 왓치 메이커 – 미스터 스파크 마린, 미스터 필로, 미스터 자크 안데르쏜, 미스터 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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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왓치딜러, 독립 왓치 메이커, 대형 왓치 그룹 관계자, 스위스 세이프게임 왓치 페어 관계자, 왓치 리페어 에이젼트까지 총 다섯 카테고리로 분류를 해놓고, 해당 카테고리에 속한 전문가들의 인터뷰 날짜를 다 잡아놓은 상 태였어.
형이 중국으로 넘어가기 전 부랴부랴 인터뷰 날짜를 잡고 형에게 연락이 왔더라고.
뭐래너 건물. 세이프파워볼
사실 형네 회사 중 가장 예쁜 샵은 누가 뭐라고 해도 슈발렌 플라츠의 시계 백화점 건물이야. 외관부터 안의 인테리어까지, 최소한 형네 회사 안에서는 최고의 샵이 바로 시계 백화점 건물이야.
하지만 그 샵은 미스터 카발티에게 양보를 하기로 했어. 처음에 형이 거기서 인터뷰를 할까 생각을 해봤는데, 상대가 미스터 카발티잖아.

새까맣게 어린 왓치딜러 후배가 최고의 명당에서 인터뷰를 하고, 파워볼사이트 업계 최강 먼치킨이라고 할 수 있는 전설의 미스터 카발티를 남는 다른 샵에서 인터뷰를 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시계 백화점 다음으로 형이 좋아하는 건물이 바로 뮈래너 건물이야.
건물은 작아도, 느낌이 있어. 시계 백화점 건물을 안틱한 느낌의 5성급 호텔로 비유하자면 이 뮈래너 건물은 전문 왓치메이커의 왓치메이킹 공방같은 느낌이야. 일종의 전통적인 유럽풍의 <아뜰리에>같은 느낌이라고 보 면 돼.
거기에 등받이가 높은 고급 물소가죽 쇼파를 하나 샵 중간에 준비해놓고 형을 기다리고 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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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느낌이구나…
촬영 조명들을 여기저기 막 설치해놨더라고. 딱히 다른 장비들은 없었는데, 조명들과 빛반사개를 각도에 맞춰서 설치를 해 놓으니까 나름 또 촬영장 분위기가 나더라고.
이 자리를 빌어 고백하자면, 형 그 다큐멘터리 찍기 전에 혼자 화장실에 파워볼게임사이트 몰래 가서 CC크림을 바르고 나왔어.
만약 혹시라도 유투브나 그 비슷한 곳에서 그 다큐멘터리를 보게 된다면, 그 다큐멘터리 인터뷰 내용 중 한국인이 끼어 있다면 그게 형인 줄 알고, 피부가 장난이 아닌 이유는 빛반사개의 각도를 철저하게 계산한 뒤 CC크 림의 힘을 조금 빌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대본을 미리 주더라고. 대답은 알아서 하면 되는데, 질문은 이런,이런 것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참고를 하라고 하는 거야. 인터뷰는 영어가 네이티브에 가까운 한국팀 소속의 여자 왓치딜러가 맡았어.
이게 참 재밌는 게, 회사가 커지다보니까 이제 점점 회사 안에 형이 모르는 얼굴들이 많아지기 시작해.

직원들 이름 하나, 하나 다 외우는 건 고사하고 정장을 입고 있지 않으면 형네 파워볼실시간 회사 직원인지 모를 수도 있겠다 싶은 거야.
어쨌든 그렇게 인터뷰가 시작됐어.
왓치딜러 출신의 현재 스위스 최고의 왓치 리테일러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형 이름 앞에 붙였더라고.
그 타이틀 앞에서 무척 낯간지럽긴 했는데, 이상하게 기분은 좋은 거야. 어떤 기분인지 다들 알지?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시계>잖아. 이게 남자들에게는 일종의 로망이란 말이야. 사실 남자의 악세사리는 여자에 비해 많지가 않아. 대표적으로 시계, 차, 뭐 이정도가 전부인데 차에 비해 시계는 그래도 접근이 용이한 아 이템이잖아. 그래서 더 남자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판타지인 거고.
헌섭이 이 놈이 미리 만들어 놓은 대본을 한 번 스윽 읽어보니까, 말 그대로 시계라는 판타지에 대해 그 판타지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걸 컨셉으로 잡았단 느낌이 강하게 오는 거야.
그냥 시계업계라는 세상을 보고 와! 하며 놀라기만 하지 말고 누구든 와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문턱이 낮은 세상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거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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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서 형이라는 인물의 인터뷰 내용이 필요했을지도.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성심성의껏 하고 난 뒤 잠시 컷을 시켜놓고 생수 한 통을 들고 밖으로 나갔어. 담배를 한 대 피는 거지. 헌섭이가 따라 나왔어. 담배를 한 대 건네주고 불을 빌려줬어.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거의 다 끝났습니다. 질문 몇가지만 더 받아주시면 됩니다.””
“”근데, 내가 진짜 이런 다큐멘터리에 나와서 나 이런 사람이야! 하는 식으로 인터뷰를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해 주십시오, 대표님. 일전에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던 것 처럼, 더 명성이 높은 왓치딜러들은 얼마든지 있고, 섭외도 가능했습니다. 미스터 카발티라는 이름을 무기로 인터뷰 섭외를 하면 분명 너도, 나도 하려 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감동이 없지 않습니까.””
“”감동?””
“”스위스에서 스위스인이 스위스를 대표하는 시계 산업 정점에 우뚝 서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 아닙니까? 물론 아무나 그 정점에 설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시계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감동이 없을 겁 니다. 그냥 아, 저런 업계도 있는구나…하는 정도로만 생각을 하겠죠. 하지만 동양인 페이스가 유럽에서, 그것도 세계 시계 산업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스위스에서 정점을 찍었다는 건 충분히 드라마가 될 수도 있을 거라 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엔 내 지난 시간들은 그리 드라마틱 하지가 못해. 말 그대로 운이 좋아서 이 자리까지 올라온 거잖아. 카메라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뭐 어쨌든 이런 다큐멘터리에 들어갈 인터뷰에 날 끼워줘서 고 맙긴 한데, 영상 나오는 거 보고 미스터 카발티나 미스터 슈나우더에 비해 초라하게 나올 것 같으면, 과감한 편집 부탁한다. 통편집을 해도 관계없어. 진심이야.””
“”대표님의 시계 이야기가 지금 오늘, 이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드라마틱하게 느껴질 것 입니다.””

담배를 다 피우고 샵 안으로 들어가서 다시 인터뷰를 이어갔어.
몇 가지 질문이 추가로 더 들어오고, 이미지 관리를 포기한 상태에서 말 그대로 스위스 시계 산업의 현 주소를 있는 그대로 다 보여주기 위해 용기를 냈던 게 사실이야. 인터뷰 내내 말이지.
그러다 이런 질문을 하나 받게 돼.
“”대표님께 시계란 어떤 의미입니까?””
너무도 흔해빠진, 말 그대로 창의성이라곤 1도 없는 질문이지.
하지만 형을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었어.

“”고장 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시간을 정확하게 맞춘다는 거 혹시 알고 계세요? 배터리가 없어서 멈춰버린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시간을 정확하게 맞춘답니다. 저라는 사람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서 놓고 보면 말 그대로 고장이 난 시계였습니다. 다른 사람 모두 현실에 맞춰 무던히 노력을 하며 살고 있는데, 그에 편승하기가 두려웠던 전 스스로 제 몸에 있는 배터리를 빼어버리고 방전되기를 자처했었죠. 그런데 스스로 배터리를 빼어 놓고 멈춰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기회라는 놈이 찾아오더라고요. 그게 바로 시계였습니다. 적성이라는 이름으로 절 찾아왔던 기회가 바로 시계 세일즈였는데, 그 기회가 저에겐 새 배터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배터리가 저라는 시계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해주며 이런 말을 하더군요. 어차피 움직이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왜 스스로 배터리를 빼어놓고 포기하고 있느냐고. 아직 늦지 않았으니, 얼른 새 배터리로 갈아끼우고 하루를 살아보 라고 하더라고요. 함께 1초, 1초 달려주겠다고 말입니다. 그 기회에게 감사하단 말을 수없이 했었답니다. 그랬더니 이 기회가 저에게 다시 이런 말을 해주네요? 마음이 시키는 일을 찾았으면, 그게 무엇이 되었든 망설이지 말 고 시작해라. 훗날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망설였던 시간만큼 후회하게 된다…라고 말이죠. 저에게 있어 시계는 한때 고장이 났었던 저의 20대와 아직 갈 길이 먼 오늘의 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 그렇게 인터뷰를 끝내고 며칠 뒤에 청두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거야.
7월의 마지막주였어.
역시 덥더라. 이 날씨에 어떻게 사람이 안죽고 버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 더웠어.
이게 스마트폰으로 기온을 체크를 해보잖아? 그럼 스위스랑 낮 최고 기온은 그렇게 크게 차이가 안나. 그런데 체감 온도는 말도 못하게 높은 거야. 일단 청두는 바람이 안불어. 정말 희한하지? 산이 없다보니까, 청두엔 바 람도 함께 없어. 거기다 분지잖아. 습하단 말이야. 습하게 더우니까 말 그대로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라고 생각하면 돼.
청두에 도착하자마자 장인은 혼자서 바쁘신 거야. 이리저리 당신의 꽌시들에게 연락을 넣어. 집에서 같이 식사나 하자는 뉘앙스로 별 거창하지 않은 모임인 척 약속을 잡으시더라고.
그런데 통화 내용을 가만히 옆에서 들어보니까, 그 모임은 분명 상당히 거창한 모임이 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꽌시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이유가 확실하게 있으셨던 거야.
“”스위스를 갔던 이유가 딴 게 아니라 이 놈들이 아이를 만들었어. 허허허. 그래, 그래, 고마워. 이놈들이 자기들끼리 스위스에서 어떻게 잘 살고 있는지 가서 확인도 할 겸, 가서 직접 데리고 오려고 갔었던 거야. 이제 7주차 라고 하네. 좋지, 그럼. 와. 와서 마작이나 한판 하자고. 그러지말고 자네 아들 내외도 함께 데리고 와. 와서 이참에 서로 소개시켜놓으면 좋잖아. 그래, 그래. 그게 뭐 어렵나. 거 참 별 쓸데없는 소리를 다 한다. 그냥 집에서 우 리끼리 가볍게 저녁이나 먹자는 건데. 그래. 요란 떨 거 없어.””
분명히 장인이 장인 입으로 그렇게 말했잖아. 우리끼리 가볍게 저녁이나 먹자는 거라고 말이야. 요란 떨 거 없다고 말이지.
그런데 정말 요란스럽게 저녁 식사를 준비하셨어.

처가에 보면 뒷 정원이 출입문 쪽으로 난 정원보다 3배 이상이 커. 이게 왠만한 학교 운동장만 하다고 보면 돼. 인조잔디를 다 깔아놨단 말이야. 여름이면 자동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잔디에 막 물을 줘. 이 스프링클러 가 호스가 달린 이동식 스프링클러가 아니라, 아예 지하로 관을 연결시켜서 만든 일체형 스프링클러거든. 이게 졸라리 똑똑한 놈이야. 시간만 딱 설정해 놓으면 설정된 시간에 맞춰서 자기가 알아서 막 돌아가.
이 스크링클러가 돌면 그래도 기분에 시원한 느낌이 들잖아. 거기에다가 공장이나 급식실에서 사용되는 대형 선풍기 있잖아. 그래,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선풍기보다 한 다섯 배 정도 큰 선풍기. 집에 그걸 또 한 몇 대 구비해놓으시고 지내시거든. 뒷 정원을 향해서 그 대형 선풍기를 몇 대 동시에 틀어놓으면, 그 정원은 그래도 나름 선선한 느낌이 있어.
거기에다가 장인이 호텔 연회장에서나 쓸법한 접이식 라운드 테이블 다섯개를 깔아놓고 저녁을 준비시키는 거야.

음식은 주로 거의 다 밖에서 사가지고 온 음식이었고, 몇 가지 따뜻한 요리들은 팽팽이 직접 만들었어.
형한테는 직사각 테이블을 하나 가리키시면서, 거기에다가 스위스에서 가지고 온 와인이랑 소시지, 그리고 치즈를 손님들이 집에 돌아가면서 하나씩 가지고 가실 수 있도록 낱개 포장을 해서 쇼핑백에 담아 세팅을 해놓으 라고 하셔.
형이 또 거기서 직접 도마랑 칼을 가지고 일일이 치즈를 사등분 하기 시작해. 그리고 사등분 된 치즈 덩어리를 일일이 다 주방용 랲에 싸는 거야. 크하. 여기서 슈나우더의 노하우가 폭발을 하는 거야.
슈나우더한테 오래 전 고가의 시계를 하나하나 비닐작업 하는 걸 형이 배웠잖아. 그게 또 여기서 쓰일 줄은 꿈에도 몰랐어.

뭐든 배워놓으면 언젠가는 다 쓰이게 되는 건가봐.
그렇게 치즈 40덩어리를 랲에 싸놓고, 다시 소시지를 자르기 시작하는 거야. 이 소시지는 팽팽이 가져다준 일회용 김밥 도시락 같은 투명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뚜껑을 닫았어. 치즈 한 덩어리와 소시지가 든 플라스틱 통 하나, 그리고 와인 한 병씩을 황제 브띠끄에서 가져온 종이가방에다가 정성스럽게 담아놓고 저녁에 초대된 손님들을 기다리는 거야.
그리고 그 저녁 자리에서 800밀리언이 만들어지게 되는 거야.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지만, 그 저녁 자리 한 번으로 더 이상의 리조트 호텔 객실 분양 행사는 필요가 없어지는 거지. 이게 진짜 매직이야.
< 장인이 돈이 많아요 – 8 > 끝
ⓒ 서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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