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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이곳이!’ ‘백련교 감숙교당이다!’ ‘드디어 당도했구나!’ 이곳에 오르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고비도 여러 번 넘긴 데다 적잖이 두렵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막상 목적지에 당도하고 나니, 중인들의 마음은 외려 수더분하게 가라앉았다.
오늘.
생사(生死)의 갈림길에서 그들은 사경을 헤맬 것이다.
누군가는 사이비 교도의 칼날에, 마물의 흑수에 피륙이 찢겨 나갈 것이고, 누군가는 사이한 대법의 소용돌이 속에 영혼이 갈려 나갈 터.
하나, 그럼에도 토벌대는 초연했다.
중진들에겐 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대규모 전쟁.
강호에 막 발을 내디딘 후기지수들에겐 가슴 벅찬 첫 경험.

토벌은 각자에게 그러한 의미로 다가왔다.
‘피할 수 없다면 물러나지 않으리!’ ‘대의(大義)다! 파워볼사이트 내 인생에 첫 대의를 담보한 싸움이 펼쳐지는 거야.’ ‘강호의 안녕과 평화를 걸고. 나는 싸울 것이다!’ 정의의 사도로 똘똘 뭉쳐진 토벌대가 아니었다.
어떤 이들은 백도의 가면을 쓴 악인이고, 어떤 이들은 흑도에 몸담은 선인이다.
출신의 구분 없이, 한데 모인 토벌대.
그들의 목표는 단 한 가지였다.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거악(巨惡)의 괴멸.
그를 위해 백도, 천마신교, 녹림, 수로, 북해빙궁이 손을 잡았다.
그리고, “가자아아아아아!!!” 심혼을 철렁거리게 하는 소어의 육합전성을 시작으로, 토벌대는 백련교 감숙교당의 현문을 넘어섰다.


“…….” 적막이 흐른다.
감숙교당에 다다르는 순간, 흉험한 파워볼게임 귀계나 사악한 진법이 펼쳐질 거라 예상하던 터.
하나, 의외로 토벌대를 맞이하는 백련교의 구성은 단순했다.
다만…….
덜컹-
단순히 도열해 있는 세력의 위용만으로도 중인들의 심장은 철컹 내려앉고 말았지만.
‘아직 해가 지기 전인데…. 어찌 사특한 강시가 이를 드러내고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눈앞에 펼쳐진 물경 500여 구에 달하는 강시들과 하나하나 이름도 알 수 없는 다양한 개체의 괴수들.
그를 보며 백인화는 이맛살을 잔뜩 찌푸렸다.
‘요상한 일이로다!’ 그야말로 상식 밖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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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백인화가 아는 강시란 극음의 근본을 이룬 마물.
결코, 태양빛 아래, 저처럼 태연히 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하나, 현재 귀마강시와 혈강시들은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이 순간에도 독수를 드러낸 채, 흉험한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백인화로서도 예측되지 않는 미지의 존재란 아득한 공포였다.
‘일평생 천기를 다루고 살았으나, 당장 오늘의 내 앞을 알 수 없으니, 허…….’ 백인화는 새삼, 사색했다.
중은 제 머리 못 깎는 법.
그는 운명을 점치는 도사지만, 당장 한 시진 앞의 자신의 생사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늙은 목숨을 바쳐서라도 저들을 세상에서 지우겠다!!’ 그의 각오는 남달랐다.
그때, 기다리고 기다렸던. 엔트리파워볼
하나 믿고 싶지 않았던 인물이, 눈앞에 나타났다.

대열을 비집고 나서는 그는 바로.
모두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혈마, 태호공이었다.


“크크클. 오랜만이구나, 세상아!” 야차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덩치와 기괴한 혈포를 걸친, 사내.
혈마, 태호공이 입을 여는 순간, ‘세상에!’ ‘정녕 저자가 살아 있었단 말인가!’ ‘분명, 모용 대협의 손에 죽었던 혈마인데. 어찌!’ 혈마, 태호공을 알아본 명숙들은 저마다 경악에 찬 눈으로 치를 떨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EOS파워볼
하나 혈마는 망자임에도 수십 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외려 생전보다 더욱 강대한 힘을 뿜어냈다.
어찌 이런 일이 펼쳐질 수 있을까.
대체 저자에게 어떤 기괴한 일이 일어났길래,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게 되었단 말인가.
하나 중인들의 단상은 오래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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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오오오오……!
혈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살기가, 2천이 로투스바카라 넘어가는 토벌대 전원을 옥죄는 현상이 일어난 탓이다.
“허……. 통탄할 일이로다! 어찌 그대가 아직 살아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혈마를 보고 처음 입을 연 것은, 바로 소림의 공승대사였다.
그는 현 무림에서 가장 높은 배분을 지닌 인물인 만큼, 혈마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에 함께 강호의 고수로 명성을 떨쳤다.
누구보다 혈마의 등장에 마음이 크게 동한 사람이 그였을 터다.
“킬킬킬…. 공승. 내가 할 소리다. 진작, 네놈이 물고 빠는 부처의 품에서 잠들어야 할 늙은 땡중 놈이 아직 살아 있구나. 물론, 오늘 죽겠지만 말이다.” 혈마의 눈에 차례로, 공승대사를 비롯한 백도의 고수들이 들어왔다.
그러던 중, 그의 시선이 두 사내에게 고정되었다.
이제 갓, 약관을 넘겼을 듯한 용모의 젊은 사내들.
하나 그들이 뿜어내는 기도는 결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저놈들이겠군….’ 혈마는 본능적으로 두 청년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그만큼 두 사람의 기운은 젊은 시절의 ‘그들’을 닮아 있었다.

반드시 넘어서야 했지만.
결코, 한 번도 넘어설 수 없었던 그들.
투신, 모용천과 천마, 위지운을 말이다.
“네놈이 바로 천마신교의 소교주겠군. 젊은 시절의 위지 영감을 닮았구나.” 혈마가 위지찬을 향해 입을 열었다.
담담한 어조였지만, 음성에 실린 짙은 살기는 오장육부를 터뜨릴 정도의 마기가 담겨 있었다.
더구나, 그 살기는 오직 위지찬을 향해 발현되고 있었기에 필시, 위지찬은 두려움을 느낄 터.
아니!
반드시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적어도 혈마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더러운 입에 조부님의 이름을 담지 마라….” “무… 무엇이?!” 위지찬은 혈마에게 조금도 두려움 따위, 느끼지 않는 모양.
일말의 감정도 담기지 않은 무심한 음성.
더불어, 잔잔한 호수 같은 평정한 눈빛이 그를 방증하고 있었다.
“네놈이 누구든지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네놈이 살아봤자 하등 아무 쓸모도 없는 쓰레기란 것이지. 본인은 천마신교의 소교주로서, 혈교의 잔당인 백련교의 일망타진을 목표로 나섰다. 죽는 것은 내가 아닌 네놈이고, 세상은 너를 패배자로 기억할 것이다.” ‘워매…’ ‘패기보소…’ ‘위지 소교주 진짜 너무 멋있는데?’ 위지찬의 말은 후기지수들의 머릿속에 경종을 울리는 한 마디가 되었다.
왜?

말에서 느껴지는 비장미도 그러했거니와, 현재 후기지수들 모두가 혈마, 태호공의 기도에 잠식당해, 숨조차 제대로 내쉴 수 없었던 까닭.
그런 혈마를 상대로 조금도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위지찬의 신색을 보니 무인으로서 심장이 요동치는 건, 당연지사였다.
하나 그도 잠시뿐….
백련교의 무리도.
토벌대의 연합도.
고합산에 오른 모든 이들은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충격에 휩싸이고 말았다.
바로,
“여봐! 혈마 영감.” 방년 스물두 살, 청년.
소어의 한 마디에 의해서였다.
“시원하게 한 판 붙을 거 아니야?” “…….” “근데 뭔 말이 많아! 쯧쯧. 내가 이래서 은거 고수들을 싫어한다니까. 어차피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죽기 살기로 멋지게 한 판 붙으면 그만인데. 뭔 놈의 무게를 잡고 앉아 있어? 거, 뭐 보니까 별거 없으신 양반 같은데.” ‘???’ ‘???’ ‘???’ 모든 이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특히, 혈마는 벼락 맞은 고목 나무처럼 세차게 어깨를 떨었는데.
“네놈이… 투신 모용천의 제자더냐?” “왜? 딱 봐도 그리 보이냐?” “혹, 부 교주의 실종에도 네놈이 연관되어 있는가?” “그래. 내가 죽였다. 왜?” 까득-
한 마디도 안 지는 소어의 대꾸에 혈마가 주먹을 말아 쥐었다.

동시에, 콰아아아아앙!
그의 신형 저변으로 검은 광채와 붉은 광채가 함께 폭사 되어 하늘을 수놓았다.
‘대단한 기세다!’ ‘인간이 저런 가공할 만한 기운을 폭사할 수 있단 말인가!’ ‘과거의 혈마를 생각하면 낭패를 보겠군. 지금의 혈마는 어쩌면, 투신에 필적하는 고수일지도 모른다!’ 토벌대의 지도부는 경각심을 느끼며 단전의 내력을 끌어올렸다.
언제든 출수할 채비를 마친 것이다.
반면, 후기지수들은 혈마의 무시무시한 위용 앞에, 절로 주눅이 들었다.
다리는 천근 같았고 몸은 목석처럼 굳었으며, 마음엔 끔찍한 공포가 스며들었다.
하지만, “또 또! 꼭 실력도 쥐뿔 없는 것들이 저런 요사한 방술을 보여서 자신을 포장한다니까! 여봐, 혈마 영감. 그런 거 막 폭사하면 누가 무서워할 거 같아? 어림도 없다, 이것아!” 하늘을 향해 승천하는 혈마의 광채에도 소어는 조롱을 아끼지 않았다.
‘미쳤다, 미쳤어.’ ‘진 형 때문에 확, 공포가 달아나네, 크크큭.’ ‘그렇고말고! 저 양반은 무공 이전에 심계로 이미 무쌍 찍은 양반이잖아.’ 우습게도 혈마를 향한 소어의 도발이 아군의 사기를 증진시켰다.
‘쫄지마라, 이것들아. 저놈도 사람이니까….’ 물론, 언제나 그렇듯.
소어의 도발은 철저한 계산에 의한 것이었지만.
“투신의 제자. 너 하나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죽여 줄 것이다.” “노영명도 그럽디다. 근데 그 양반 지금 어떻게 됐지? 꽥!” 소어가 자신의 오른손으로 목을 슥 긋는 시늉을 해 보이며 입을 삐쭉 내밀었다.


“간다아아아아!” “신명나게 놀아보자, 이것들아!” “죽어어어어엇!”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었다.

어느새 혈마로부터 느꼈던 공포감조차 전투 직전에 달아오른 긴장감으로 인해, 저만치 날아가고….
심계와 입담에서 소어는 혈마를 완전히 제압해버렸으니.
토벌대의 의기는 불처럼 솟아올랐고, 그들의 도검이 백련교의 마수들과 교도들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했다.
채채채채채챙!
연합의 공세는 파죽지세의 기세를 머금고 쏘아졌다.
첫 대열을 이루고 있던 천마성당의 12 수도사들이 각종 마도구와 부적을 이용, 강시와 마수들의 공격을 막았고, 사위를 점령하고 달려드는 백련교의 무사들은 백도와 녹림, 수로 측이 맡아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두렵지 않아!’ ‘몸에서 힘이 샘솟고 있어!’ ‘까짓거 죽기밖에 더하겠어?!’ 토벌대의 심혼에 알 수 없는 힘이 깃든다.
싸움이 시작되기 직전, 백인화가 그들 모두에게 축원기도를 올린 덕분이었다.
물론 그 사실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쏟아지는 백련교의 도검 속에서도 토벌대의 의지는 꺾일 줄 몰랐다.

게다가, 법력을 회복한 천마성당의 수도사들은 절묘한 술법을 발휘해, 어마어마한 수의 마수들이 아군의 진형에 진격하는 것을 막아내고 있었다.
투명한 장막으로 이루어진 방벽이 우레를 머금고, 대형괴수들의 기동성을 옥죈 것이다.
하지만.
콰콰콰콰콰콰콰콰콰!
단 일격.
그 일격이 팽팽하게 흐르던 전투의 양상을 단번에 기울여 놓았다.
혈마의 신형에서 뻗어져 나오던 흑, 홍의 광채가 유형의 기운으로 화해, 장내를 덮친 탓이다.
“크아아아아악!” “으으윽!” “카아아아악!” 장법이나 권법이 아니다.
그렇다고 혈마의 손에 검이나 도가 들려져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혈마는 한 번 손을 슥 훑는 동작만으로, 수십 명의 무인을 비명횡사시켰다.
광채가 닿은 백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썩은 고목처럼 쓰러져 피를 토해냈다.
“클클클! 오너라. 모두 죽여주마!” 혈마의 눈이 광기로 번들거린다.
그의 손이 토벌대 무인의 머리로 향하자, 붙잡힌 무인은 일초지척에 기혈이 빨린 채로, 목이 꺾였다.
‘초절한 흡성대법이로다!’ 흡성대법.

소위 마공을 익힌 자들은 흔히 사용하는 무공이지만 저토록 끔찍한 수준의 흡성대법은 오직, 혈마 한 사람만이 구사할 수 있을 터였다.
콰아아앙, 콰아아아아!
눈으로 좇을 수 없다.
이미 눈으로 좇으려면 혈마는 저만치 달아나 버렸으니까.
그렇다고 막을 수 있는가.
가령, 소림 나한전의 18금강동인이 이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혈마의 흡성대법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을 터였다.
‘죽을 거야…’ ‘저자의 손에 닿기만 해도 목숨을 잃는다!’ ‘젠장!’ 군중 속에서 혈마는 이 순간 포식자였다.
심지어 그와 대척점에 서 있던 백도의 중견 고수가 두려움에 뒷걸음질을 칠 정도였다.
‘내가 나서야 한다. 저자를 막을 사람은 오직 나뿐이야….’ 백인화가 멀찍이서 혈마를 넌지시 바라보았다.
‘저자와 죽음과 내 목숨을 바꾸면 그뿐…….’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자신의 목숨을 바쳐, 봉인술을 펼친다면, 능히 제압할 수 있으리라….

백인화는 초개처럼 목숨을 던져, 혈마라는 당대의 악왕성을 깨부술 생각이었다.
그러나,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앙-!
백인화는 자신의 생각을 깡끄리 지울 수밖에 없었다.
바로,
“넌 내 거야, 혈마 영감.” 대춧빛으로 얼굴을 물들이고, 두 눈에서 청록광을 쏘아내는 각성 상태의 소어가, 덥석,
빛살처럼 쾌경보로 달려가 혈마의 멱살을 틀어쥐더니, 콰아아아아아아아앙!
하늘을 향해 도약한 까닭이다.
‘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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