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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흑도삼존.
쌍마노괴.
우천마검.
듣기만 해도, 상대를 몸서리치게 하는 무시무시한 이명들….
노영명은 그런 이명에 걸맞은 존재였다.
적어도 지난 수십여 년 동안은 말이다.
하지만….
‘……!’ 일순, 노영명은 자신의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영명아 노오오올자!
천하에 누가 노영명을 그런 식으로 부를 수 있을까!
사람이 너무 부아가 치밀면 외려, 차분해진다더니.
현재, 노영명이 딱 그러했다.
그리고….
노영명의 시야에 들어왔던 찬연한 오색 빛무리가 조금씩, 조금씩….
실체화되어 모든 사람에게 각인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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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빛무리는 바로.
“어이, 노 영감!” 하늘을 나는, 양탄자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있는 소어 일행이었다.
“…….” 소어는 지상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다시 실시간파워볼 노영명을 도발했다.
하나 어쩐지, 노영명은 강시들을 제어한 채로, 소어를 노려보기만 했다.
그럼에도 소어의 도발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오늘은 노 영감 반응이 영 별로네? 지금쯤이면 갈!!! 이 지랄하면서 난리 발광을 떨다가 노부가 어쩌고저쩌고 중얼거려야 정상인데…. 혹시 나이 들어서 노망났나? 내가 누군진 알겠수?” 한데 그 도발의 수위가 오늘은 거의 미친 수준에 가까웠다.
‘난 모른다…… 난 몰라.’ ‘와…… 정말 소어 입담은… 무섭구나. 진심 적으로 안 만나서 천만다행이다, 천만다행이야.’ 오죽했으면 전우치나 묘선조차 섬뜩하단 생각을 할까.
놀란 것은, 두 사람뿐만 아니었다.
소환된 강시를 보며 치를 떨던 아미파의 제자들 또한, 소어의 악랄한(?) 입심에 혀를 내두르며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러나.
“또 네놈이구나…. 진소어.” 오늘의 노영명은 영웅 대회에서보다 훨씬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대신.
싸아아아악말 한마디 내뱉었을 뿐인데도 아미산 전체를 가득 메울 무자비한 살기가 장내에 감돌았다.
‘경악스러울 정도의 살기다.’ ‘온몸의 숨구멍이 열릴 거 같은 느낌이야…. 이 자리에 민간인이 있었다면 칠공으로 피를 뿜으며 죽고 말았을 거야!’ 전우치와 묘선의 마음에도 얕은 두려움이 짓쳐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심력과 무공이 상대적으로 약한 아미파의 제자 중엔 이미 입가로 선혈을 흘리는 자도 속출했다.
‘반드시 날 죽이겠단 의미를 담은 살기야.’ 소어는 노영명의 의중을 그렇게 해석하면서도 여전히, 조소를 잃지 않았다.
“노 영감. 왜 이렇게 차분해?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던데. 이 양반 아무래도 오늘 죽을 모양이네?” 그러자.


[소어야. 무슨 생각이야? 저자는 지금 귀마강시를 부리는 중이라고.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도발했다간……!]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할 정도의 소어의 도발을 보며 묘선은 전음까지 날리기에 이르렀다.
하나.
[묘선아. 다 생각이 있으니까, 그런 거야. 긴장하고 미리 내력이나 끌어 올려둬.] 소어의 답은 자못 진지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제야 묘선은 소어의 근본 없는(?) 도발이 철저한 계산에 의한 것임을 알아차렸다.
‘어떻게 해서든, 노영명의 열등감과 자존심을 건드려야 해. 그래서 반드시 일대일의 대결을 성사시켜야 한다!’ 사실 소어의 심산은 이러했다.
소어는 심등(心燈)의 오의를 성취한 터라, 감각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때문에, 양탄자를 타고 오는 와중에도 이미 노영명 휘하에 강시 떼가 존재함을 감지했던 것.
그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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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소어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파워볼사이트 노영명을 최대한 도발하려 한 것이다.
전우치와, 묘선.
더불어 아미파의 제자들과 힘을 합친다 해도, 귀마강시와의 싸움은 끔찍한 유혈사태가 될 것이 자명한바.
장내의 대부분은 죽거나, 불구가 될 것이고, 자신의 힘만으로는 노영명 하나 상대하는 것조차 버거울 터였다.
‘노영명부터 죽여야 한다. 저자를 살려둔 채로, 강시에 맞서는 건, 자살행위야!’ 소어는 속내를 감춘 채, 노영명의 자존심을 찢어질 정도로 긁어댔다.
“아이고! 노 영감. 나잇값 못하시고, 또 요상한 거 데리고 다니시네. 하긴… 무공이 변변찮으니, 강시들한테 의존해야지. 그렇고말고!” “…….” “7년 전이었나? 고작 열다섯이던 나한테도 못 이기서 도망치시던 분이.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얕은 수작만 부린단 말이야. 에이! 오늘은 묵은 숙원 좀 풀려 했더니. 주야장천 강시 대가리만 깨게 생겼네.” 소어가 두 팔을 휘휘 젓고, 목을 삐딱하게 꺾으며 몸 푸는 시늉을 해 보였다.
그제야 전우치도 내심 소어의 의중을 파악했다.
‘소어는 노영명과의 일대일 대결을 끌어내기 위해, 광역적으로 도발을 감행하는 거구나! 하긴… 지금은 그게 상책이겠지.’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와중에도 전우치는 당장 싸울 태세를 갖추었다.
심신에 아로새겨진, 법력과 단전의 내력을 끌어올리며, 언제라도 출수할 수 있도록 의천필을 꺼내든 채였는데, 허리춤의 가죽 주머니에는 수백여 장의 부적 또한 준비되어 있었다.
‘어차피 죽을 각오로 왔다. 반드시 소어에게 힘이 되어줄 거야.’ 전우치의 눈에 결기가 서렸다.
어느새 마음을 뒤숭숭하게 흔들던 공포심은 깡그리 사라졌다.

그때.
“얄팍한 도발을 하는군….” 그렇게 말하는 노영명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런 어설픈 격장지계를 사용하다니…. 투신, 모용천의 제자답지 않구나.” ‘역시…’ 소어는 난색을 감추지 못했다.
애당초 노영명은 자신의 생각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었던 모양.
마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파워볼게임
하나 그렇다고 해서 노영명의 심력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노영명은 강호에 출두한 이래, 오늘 가장 대로하였다.
그래서였을까.
“풋.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마. 너는 노부와의 숙원을 풀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 그를 더욱 절실히 원하는 사람은 나니까.” 노영명은 소어의 심계를 간파했음에도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 줄 생각이었다.
대신.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너는 죽이겠다, 투신의 엔트리파워볼 제자.” 반드시!
반드시 그리 만들어주겠노라고.
노영명은 굳게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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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에에에!

광기 물들어 있던 강시들이 포효성을 터뜨렸다.
마물들은 명령에 완전히 복종하는 듯했는데, 노영명이 살인을 윤허하지 않자, 입가로 침을 질질 흘리며 눈을 희번덕거렸다.
[우치 형도. 묘선이도. 유사시엔 알지? 노영명은 나한테 맡기고 무조건 강시야. 강시부터 막아야 해. 아니면 아미파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소어야. 일전에 보여주었던 현기를 방출하여 강시들의 발을 묶어 놓을 자신이 있다.] [이쪽도 걱정하지 마. 규화보전의 묘리로 시간을 끄는 데는 무리가 없을 테니까.] 노영명과 손속을 섞기 직전.
소어는 전우치, 묘선과 짤막한 전음을 나누었다.
동료들의 호언장담이 참으로 든든하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전우치나 묘선이나.
자신이 지켜주어야 할 동료로 인식되었지만.
법력이 일취월장한 전우치와 규화보전을 익힌 지금의 묘선은, 더할 나위 없이 큰 힘이 되었다.
‘노영명만… 저놈만 요절내면 된다. 후딱 패 죽이고 강시들 잡자.’ 그럴 자신이 있냐고 묻는다면?
확신은 할 수 없다.
그게 솔직한 소어의 심정이다.
하나, 지금껏 소어는 어떤 일을 해결함에 있어, 확신이나 확률에 의존해 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불가능한 일을 시도해왔고, 그 불가능을 이겨내며, 살아오지 않았던가!

‘그게 진소어고, 그게 십초무적공이니까.’ EOS파워볼 꽈직-
소어가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시퍼런 뇌전이 일렁였다.
“영감…. 오늘은 진짜 끝내보자. 이 지긋지긋한 싸움.” ***
‘세상에……!’ ‘도저히 끼어들 수가 없어…’ ‘미쳤어, 이건 정말 미친 싸움이야!’ 소어와 노영명.
노영명과 소어.
두 사람의 결투는 촌각의 망설임도 없이 속전으로 이루어졌다.
그들의 결투를 바라보는 중인들은 감히 누구도 끼어들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일격, 일격이 모두 강기로 이루어진 거력의 발현 앞에서 적아의 구분을 떠나, 한 사람의 무인으로서 모두가 숙연해지는 순간이었으니까.
그 순간.
-크아아아아! 싸우고 싶다. 우리에겐 피가 필요하다!!
놀랍기 그지없는 일이 발생했는데….
명령을 기다리며 피를 갈구하던 강시 떼가 인간의 언어를 담으며 흥분하고 있단 점이었다.

그에, 묘선과 아미파 제자들은 경악을 내지르는데, 로투스바카라반해 전우치는 담담한 표정으로 나직이 읊조렸다.
“…그리 놀랄 것 없습니다. 귀마강시는 이지를 상실한 마물이지만 산자의 내장과 뼈, 피륙을 가르고 사이한 술수로 제조된 것들이기에, 일반적인 강시와 달리 인간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지요. 생전, 자신들이 사용했던 언어를 말입니다. 보십시오. 개중에는 한어가 아닌, 외국의 말을 내뱉는 개체도 있습니다.” 전우치의 말을 듣고서야, 아미파 제자들은 경악을 다소 갈무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내 그녀들의 시선은 귀마강시가 아닌 소어와 노영명에게 옮겨질 수밖에 없었다.
콰아아아아앙!
소어의 파천연격포가 집채만 한 권강(拳罡)을 일으키며 노영명의 전신을 타격했다.
중인들로선 생전 처음 목도하는 크기의 권강.
‘이게 말이 돼?’ ‘저게 진 소협의 진면목인가?’ ‘고작 스물두 살밖에 되지 않은 청년 고수가… 사부님보다 내력의 출력이 뛰어나다니!’ 아미파 제자들의 어깨가 세차게 떨렸다.
전우치와 묘선이야, 소어의 무공이 이미 백도 전체에서도 상대를 찾기 힘들 정도란 걸 알았지만, 다른 사람들로선 눈을 의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크흣!” 대지를 진동시키는 혼탁한 먼지바람이 걷히며 드러난 격돌의 양상은….
의외의 결과가 자아내고 있었다.
거대한 권강을 두른 소어의 권격이 노영명의 검 끝에 가로막힌 채였고, 소어의 입가에선 시뻘건 선혈이 주르륵 흘러내린 것이다.

“소어야!” “소어야!” 전우치와 묘선이 경악성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당장이라도 출수하여 소어를 도울 기세였다.
하지만….
[우치 형! 묘선아. 절대. 절대 끼어들지 마. 내가 죽을 거 같아도. 아니! 죽더라도 절대 끼어들지 마. 다 생각이 있으니까. 끝날 때까지, 끝난 거 아니야.] 두 사람의 기세를 알아차린 소어가 다급하게 전음을 흘려보냈다.
노영명과의 일대일 대결.
그것은 귀마강시를 잠깐이나마 묶어 놓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소어 인생의 한으로 남아 있던 숙원을 청산하고자 하는 무인의 신념이기도 했다.
때문에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설사 이 자리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소어는 노영명과 담판을 짓고 싶었다.
일순.
파파팡!
소어가 쾌경보를 이용해 노영명과의 거리를 물렸다.

노영명은 무리하게 추격하는 대신, 중단세를 유지하며 성명절기인 파천마황검의 출수를 준비했다.
“하하하…. 내가 한 수 이긴 셈이네? 영감?” “뭣이?” 다소 생뚱맞은 소어의 물음.
분명 입가로 피를 흘리며 손해를 본 것은 소어인데, 어찌 승기를 운운한단 말인가.
노영명이 고갤 갸웃거렸다.
그러나.
“7년 전. 난 당신에게서 파천마황검을 끌어내기까지 전력을 다했었지. 한데 지금은?” “…….” “영감은 시작하자마자, 파천마황검을 펼쳤잖아? 말인즉슨, 이제 내 몸풀기에도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대응이 안 된다는 소리지. 아니야?” “말장난을 하자는 것이냐?” “에이! 알면서 그러신다.” 그러고는.
쿵, 쿵, 쿠쿠쿵!
‘아! 맞다! 저게 있었네!’ ‘그래… 그랬었지.’ 이어진 소어의 행동에 전우치와 묘선이 눈을 반짝였다.
동시에 노영명조차 무언가 떠올랐는지 이맛살을 찌푸렸는데.
그것은 소어가 평시에 팔과 다리에 차고 있던 현철 덩어리였다.

그 철 덩어리가 얼마나 무거웠는지 풀어헤치는 순간, 땅이 움푹 팰 정도였다.
‘그래… 저놈은 그때도 저런 철 덩어리를 차고 있었지. 저건 투신, 모용천이 항상 차고 다니던 거니까.’ 그제야 노영명은 지금까지의 소어가 전력이 아니었음을 인지하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하나 놀라움은 시작일 뿐이었다.
“우치 형. 내 연위갑 좀 주세요!” 소어의 말에 전우치가 행낭에 보관 중이던 연위갑을 꺼내 집어 던졌다.
소어는 단숨에 연위갑을 착용했는데.
이윽고….
츠츠츠츠츠츠츠!
소어의 몸에서 번개가 튀기 시작했다.
더불어 두 눈에선 청록의 빛무리가 폭사 되었고, 안면은 대춧빛으로 물들었으며, 일신의 기도는 가히.
‘저것은 등봉조극의 현상인데… 대체 저게 무슨?!’ 무신(武神)이라 부르기에 부족함 없는 철혈의 힘을 담고 있었다.
“영감이랑 싸우려면 각성의 힘을 빌려야지.” “각… 성?” “이제 본격적으로 놀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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