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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거 뭐예요, 우치 형?” “하하. 이게 말이다…….” 소어의 눈에 호기심이 서렸다.
전우치가 자신만만하게 꺼내 든 양탄자에 의문을 느낀 까닭.
“바로 비행술(飛行術)이 가능한 마도구야!” “비행수우울?” “응!”
전우치가 호기롭게 대답한 뒤, 연이어 법기, 법보, 보패, 보구 등의 마도구 일체에 관해 간략히 설명했다.
소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은 넓고 보물은 많다더니……! 정말 없는 게 없네.” “흔한 물건은 아니야. 귀하디귀해서 범인은 평생 구경도 못 하는 보물이지.” “그런 보물을 백 어르신한테 받았고?” “그래.”
“에잇! 그렇게 좋은 거 있으면 나도 좀 주시지.” “너 욕심이 과하구나?” “헤헤. 농담이에요. 그나저나 그 비행술이란 거! 얼른 보여주세요, 형.” 소어가 아이처럼 들뜬 얼굴로 채근했다.
그러자, 전우치가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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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천기서의 진리를 깨치지도 못했을뿐더러, 법력도 모자라 장시간의 비행은 불가능해. 그래도 백두정을 복용한 덕에 단시간 비행은 가능할 테지. 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네 쾌경보를 완벽히 따라잡진 못해도 어느 정도는 상쇄……” “아! 왜 이렇게 서론이 길어요? 빨리 보여달라니까!” 아직 모자란 법력 탓에, 의천필은 사용할 엄두도 못 내고, 비행술 역시 처음 펼치는 터라, 전우치는 은근히 밑밥을 깔려던 심산이었는데.
소어의 면박에 뜨끔했는지 이내, 돌돌 말린 양탄자를 바닥에 펼쳤다.
그러고는.
“[email protected]$%$^&&*” 알아듣기 힘든 고어를 중얼거리며 양탄자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러자.
고오오…….
소어의 기감에 미약한 대기의 진동이 감지되었다.
더불어.
“오……! 오오! 형! 뜬다, 떠!” 소어의 입에서 놀라움의 외침이 튀어나왔다.
“헉!!”
놀란 것은, 소어뿐만 아니다.
비행술을 시전한 당사자, 전우치 또한 대경한 표정으로 사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렇게 잔잔한 부유감은 밀려오는 순간…….
이윽고, 양탄자가 거의 3장 높이 가까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신비한 현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야! 우치 형, 진짜 대단하시네!” “하… 하하! 하하하!” 어색함과 얼떨떨함. 로투스바카라
동시에 고양감을 함께 느낀 전우치의 안면에 화색이 떠올랐다.
그만큼 비행술은 초고난도의 술법이었기 때문.
‘백두정의 복용과 천기서의 탐독 덕분이야!’ 그야말로 톡톡히 도구빨(?)을 세우게 된 전우치의 입에 가느다란 미소가 걸렸다.
탄복한 소어 역시 연신 감탄했다.
“캬! 어릴 때, 위지 할아버지가 천마신검을 타고 비행술을 펼치는 걸 보긴 했는데…. 그때 이후, 비행술을 보는 건, 처음이네요.” “무공으로도 비행술을 펼칠 수 있어?” “당연하죠! 이기어검 알죠?” “알지.”

“이기어검의 최종 오의를 넘어서면 수십 장 떨어진 곳에서도 검을 세이프파워볼 자유롭게 다루거든요.” “그건 허공섭물 아니야?” “아뇨. 허공섭물보다 높은 경지죠. 그 경지가 되면 비행술이 가능해요. 아마, 검의 최강자라 불리는 종남의 용각 어르신도 비행술을 펼칠 수 있을 거예요.” “검을 타고 하늘을 날다니…. 그야말로 반신(半神)이겠네.” “누가 할 소리? 양탄자를 타고 하늘을 나는 형도 인간으로 보이진 않는데요?” “부럽지?”
“전혀!”
“에이! 부럽잖아.” “낄낄. 그거 타봤자, 얼마나 빠르다고. 딱 봐도 거, 심하게 불안해 보이는데?” “뭐?!”
소어의 말대로였다.
적응이 필요했는지, 양탄자 위의 전우치는 신형을 기우뚱거리며 어설픈 모습을 한 채였다.
“형. 정말 그걸로 나 따라잡겠어요?” “충분하다, 인마.” “그럼 피똥싸게 따라와보슈. 하핫!” 전우치의 양탄자가 신기하긴 했지만, 소어는 부럽지 않았다.
왜?
어차피 경주란 ‘체력과 지구력’ 싸움임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

게다가.
‘내가 근 몇 년간, 얼마나 뼈 빠지게, 응? 개처럼, 말처럼 중원을 누볐는데! 고작, 저런 법보로 날 따라잡아? 어림도 없지! 흐흐.’ 소어는 이미 대형 상단의 표사들이 평생 횡보할 거리를 아득히 넘을 만큼 천하를 활보한 경험이 있다.
어설픈 비행술쯤, 상대도 되지 않을 터라 여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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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바람과 잔상을 흩뿌린 채, 쾌경보를 펼쳐 쏜살같이 날아갔다. 파워볼사이트
“소… 소어야! 같이 가자!” 휘이… 휘이잉….
맥없이 전진하는 양탄자의 꼬락서니로 보건대, 아직 전우치가 소어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일 듯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비행술을 펼치다, 법력의 한계로 쉬었다 다시 펼치기를 거듭 반복한 결과.
전우치는 나름의 ‘양탄자 운용법’을 고안해 내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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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경험으로 인한, 요령의 체득일 뿐이었지만.
“우치 형. 그래도 이제 제법 속도가 붙네요?” “내가 원래 습득력은 빠르거든. 하하.” “한 10년에서 20년쯤 타고 다니면 쾌경보도 따라잡을 듯?” “인마! 악담을 해라, 악담을. 어휴.” “객관적 평가일 뿐이라고요.” “너 교관 사퇴한 지 오래되지 않았냐? 그딴 평가는 사양이다?” “응, 아니야. 사실이야.” “뭐?”
“앗… 죄송.” 긴 여정에 심심했던지 소어가 전우치를 향해 연신 농담을 던지던 터였다.
한데.
‘음……. 요 악동 녀석이 이제 날 갖고 노는 거 같은데?’ 전우치는 우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학관의 교관과 생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이 소어를 악마로 부를 때, 전우치는 그저 웃기만 했는데….
왠지 이대로 가다간 소어에게 완전 ‘먹혀버릴’ 것 같은 끔찍한 예감이 물밀 듯, 치솟는 이유는 뭘까?
‘이대로는 안 돼. 저 악동한테 틈을 줬다간 큰일이다!’ 문득, 소어가 생도들을 괴롭히던 모습이 떠오르자, 전우치의 팔에 닭살이 움푹 돋았다.
‘후! 아무래도 날 잡고 군기 한 번 잡아줘야겠네!’ 생존을 위해 각오를 다지는 전우치였다.

물론 그 다짐은.
‘근데 무슨 수로 저 괴물의 군기를 잡아?!’ 허무맹랑한 희망 사항일 뿐이었지만.


부지런히 내달린 두 사람은 며칠 지나지 않아, 사천, 관도에 진입하였다.
전우치도 양탄자를 집어넣고 모처럼 소어와 번화가를 거닐었다.
“고향이 좋긴 좋네. 이게 얼마 만이야?” 전우치의 눈에 아련함이 서렸다.
사천은 전우치에게 고향 같은 곳.
고려에서 넘어온 후, 줄곧 사천에서 ‘노상 도관’(말이 도관이지 길바닥에 돗자리 깔아놓고 운영함)을 차려 길흉화복을 점치고 먹고 살다가, 객원 도사로 연명한 곳이 사천이니까.
하나 정작 사천에 진짜 짙은 향수를 느낀 이는 소어였다.
‘이곳 덕양현이었지. 묘선이랑 구걸을 하며 힘겹게 살던 곳이.’ 그랬다.
소어가 당도한 곳은 바로 사천, 덕양현.

유년의 고된 과거를 상기하자 마음이 시큰해지는 소어였다.
하나 이내, 우울감을 털어냈다.
덕양현은.
‘할아버지를 만난 곳이기도 하니까.’ 소어에게 여러모로 의미 깊고, 소중한 추억이 서린 곳이었다.
그때.
“어?! 저 반점…. 아직도 영업하고 있구나!” 소어의 눈이 반짝였다.
“아는 곳이야?” “네. 어릴 적 묘선이랑 동냥할 때, 이따금 음식을 내주던 곳이거든요. 할아버지가 자주 데려가서 소면도 사줬고….” “그럼 잠시 들를까? 어차피 시장하던 참이잖아.” “좋아요, 우치 형.” 때마침 눈에 들어온 <동명 반점>.
반가운 기억 속으로 소어가 냉큼, 발을 내디뎠다.


“어서옵쇼!” 볕이 잘 드는 2층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은 소어와 전우치를 향해 푸근한 인상의 40대 중년인이 손을 비비며 다가왔다.
그를 본 소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 혹시, 강 아저씨예요?” “응? 공자님. 저를 아십니까?” “하하! 맞나보네. 알다마다요. 아주 잘 알죠.” 반색하는 소어를 보며 점소이는 고갤 갸우뚱했다.
한눈에 봐도 훤칠하다 못해, 빛이 날 정도의 관옥 같은 인상과 값비싼 재질의 흑색 무복을 입은 젊은 청년.
아무리 생각해도, 지인 중 저만한 인물은 없었던 탓이다.
“저… 공자. 죄송하지만 저는 잘 모르겠는뎁쇼.” “강 아저씨. 어릴 적 저를 귀여워해 주셨잖아요. 할아버지랑도 자주 왔었는데.” 그제야 점소이는 어렴풋이, 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렸다.
볼살이 포동포동하고 두 눈에 총기 가득했던 자그마한 꼬마의 얼굴을.

“너…… 혹시 소어인 게냐?” “네네, 맞아요. 강 아저씨!” “아! 정말 소어가 맞구나! 듣던 대로 정말 멋지게 장성했구나! 하하하!” “듣던 대로요?” “그래. 네 소문은 익히 들어왔지.” “음? 저는 열다섯 때 이후로, 소담골에 오는 게 처음인데. 어디서 제 소식을?” “여기가 어디냐? 사천 한복판에 자리한 반점이 아니냐. 여기만큼 강호 소식이 발 빠르게 오고 가는 곳이 없지. 네가 백도 십대고수 중 한 사람이란 건, 덕양현의 지나가는 똥개도 알고 있다.” “앗…….”
미처, 그 생각을 못 했다.
현재, 소어의 위명은 비단 강호를 넘어 중원 전역으로 퍼지는 중이다.


특히 덕양현은 소어가 할아버지를 만난 이후로도 식자재며, 생필품이며 구하기 위해 자주 하산한 곳.
소어의 풍문이 떠돌 것은 너무나도 자명했다.
“아무튼 반갑구나. 더구나 이 못난 아재에게 아는 척을 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오늘은 특별히 공짜로 음식을 주마!” “에이! 아저씨도, 참. 제가 아직 구걸하던 소어로 보이세요?” “그럴 리가! 위풍당당한 강호의 대협으로 보이는데?” “하하하. 낯 간지럽게 왜 그러세요. 아저씨. 저 이제 돈 많아요. 외려 은혜를 갚아야죠!” 소어가 말과 동시에 은자 열 냥을 점소이에게 건넸다.
그러자 점소이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소… 소어야?” “받으셔요. 마음 써주신 것을 어찌 재물로 갚을 수 있겠냐마는. 작은 성의예요. 아저씨.” 비록 거금은 아니지만, 은자 열 냥이면 네 식구 딸린, 점소이의 한 달 생활비에 맞먹는 돈.

그러잖아도 넉넉지 않은 형편인 탓에, 점소이는 내적 갈등을 일으키며 마른 침을 삼켰다.
꼴깍….
하지만.
그의 심중을 모를 리 없는 소어가 사내의 주머니에 은제를 강제로 불쑥 집어넣었다.
“소어야…” “그냥 받아주세요! 안 받으면 저, 두 번 다신 여기 안 올 거예요?” “녀석도 참… 그래. 고맙게 받으마!” 점소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소어의 마음에도 뿌듯함이 번져나갔다.
‘역시 돈이 최고야, 짜릿해! 늘 새로워! 이래서 기를 쓰고 재벌 되려고 하는 거구나. 클클.’ ***
“꺼~~~억. 모처럼 잘 먹었다. 사천 음식이 매콤한 게 입맛 돋우는 데는 최고네요!” “하하. 소어 넌, 이제 요령 사람이잖아.” “한 번 사천인은 영원한 사천인. 그런 말 못 들어봤어요, 형?” “개소리도 작작하자, 소어야.” “넵.” 엔트리파워볼
거나하게 식사를 끝낸 소어와 전우치를 향해 점소이가 다시 찾아와 후식을 건넸다.


“소어야. 이 매실차 좀 마셔봐라. 주방장이 집에서 직접 담근 건데, 맛이 기가 막힌다.” “아! 감사합니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점소이의 호의에 소어와 전우치가 공손히 인사를 건네자, 그는 머쓱했는지 머릴 긁적였다.
천하를 경동시키는 영웅이 자신에게 예를 다하니, 황송함과 동시에 저도 모르게 으쓱! 하는 이질감이 든 탓이다.
그때.
“참! 아저씨. 남 대인 그 육시럴 영감탱이는 아직 살아있나요? EOS파워볼” 소어가 쌍욕을 섞어가며 남 대인의 생사 여부를 물었다.
남 대인은 소싯적 소어와 묘선을 데려다가 몹쓸 짓을 하려 했으나, 모용천에게 호되게 당해, 두 눈과 생식기를 잃고 다리의 근육, 심맥, 뼈가 모조리 끊어져 앉은뱅이 신세를 면치 못했었다.

“살아있다마다.” “그 인간… 아직도 여전해요?” “요즘은 포교 활동을 한다더구나.” “포교요?”
“응. 백련교인지 뭔지에 귀의하여 미륵의 자비를 설파한다나? 최근엔 보리쌀 두 말에 백미 한 말을 나눠주며 교인을 모집한다던데….” 그 말에 소어와 전우치의 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와! 착한 변태는 죽은 변태밖에 없다더니. 그 변태 새끼 아직도 그 모양이네! 아저씨도 혹시 백련교에 가입한 건 아니죠?” “나야 아니지. 그러잖아도, 타지에서 흘러들어온 사람들이 가입한 이후로 귀신같이 종적을 감추더라고. 고작 보리 두 말에 쌀 한 말 받고 그런 데 가입해서 쓰나!” “잘하셨어요. 절대 가입하지 마세요. 그놈들 사기꾼이니까.” “명심하마.” 그 순간.
“우치 형.” “응?”
“갈 길이 바쁘긴 하지만, 반나절만 시간 좀 써야겠어요. 잠시 들를 데가 있어서.” “어디 가려고?” “참교육하러.” “엥?”
씨익-
전우치는 보았다.
흉신악살처럼 사악하게 느껴지는 소어의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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